온다 리쿠, 꿀벌과 천둥'

하마마츠 콩쿠르를 모티브로 하여 콩쿠르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인데 일본에서 큰 상을 두 개나 받은 작품이라기에 클래식 좋아하는 나로서는 ‘어머 그럼 당연히 재미있겠네?!’ 하며 고민없이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했다. (보통 실제로 책 내용을 읽어보고 사는 편이다) 책 정보에 대해 제대로 살피지 않고 주문했더니… 생각보다 훨씬 두꺼운 책이 덜렁 날아왔다. 일본어가 한국어로 번역됐을 때 특유의 문장, 문체를 싫어해서 어지간해서 일본 작품은 차라리 원서로 보는 편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참.

온다 리쿠의 소설은 처음이다. 700페이지에 달하는데 세 시간 만에 한 호흡으로 다 읽었으니 우선 가독성 면에서는 저력 있는 소설이다. 초반 부분을 읽을 때는 뭐랄까, ‘피아노의 숲’ 소설 버전 같기도 했지만 클래식 업계 및 콩쿠르 업계, 음악을 업으로 삼기로 정한 이들의 고민과 생각이 좀 더 세밀하고 깊게 그려져 있어서 흥미로웠다. 'competition' 이야기이기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긴박감, 음악적 상상력을 시각적 필치로 묘사하는 힘, 인물들의 고민과 성장하는 모습 등이 전부 무리 없이 어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려진 것은 장점. 음악이라는 청각적 심상을 시각적, 공감각적 심상으로 그려내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느껴졌지만 뭐, 이건 사실 개개인의 경험치와 지식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니까.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그렇게 두 가지 상을 수상할 정도의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토요일 반나절을 음악과 함께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읽는 내내 '이 작가 클래식 애호가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7년간 취재했다고 하는데, 단순히 숫자가 '7'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뭐랄까, 일본 특유의 덕후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꺄아아-’ 하는 느낌?) 얕잡아보는 게 아니고, 내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그렇지, 그 특유의 느낌이 있었다. 취재 당연히 열심히 했지만, 플러스 알파로 본인이 덕후로서 느낀 여러 포인트들을 소설에 녹여내려고 했구나, 하는 느낌. 그나저나 조성진 씨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딱 그 시기에 하마마츠 우승하고 쇼콩 우승해서....... (하하하^^^^^^^^^^^^*******)
by 이원 | 2017/08/13 11:09 | 책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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